“텔로미어의 과학”을 읽고,

텔로미어의 과학을 읽고,

2018년 3월 18일

나는 흔히 노화를, 신이 내린 섭리라거나, 내가 노력해서 바꿀수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왔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은, 생물의 원초적인 목적은 좋은 유전자를 개량해서 후대에 남기고, 자신의 목적을 다 완수하면, 자연으로 돌아가서, 후대의 삶에 영향이 없도록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빌 앤드루스의 “텔로미어의 과학”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이 책을 보는 순간 정말 충격적인 진실이 이 안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노화는 내가 생각했던 것 처럼, 신이 결정한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노화는 늙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분자생물학자이자 수십 년간 인간 노화 치유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 빌 앤드루스다, 생명공학 기업 제론을 이끌기도 했으며, 10여 년의 힘겨운 연구 끝에 경쟁자였던 MIT보다 조금 앞서 인간 텔로머라아제(telomerase) 유전자가 존재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95년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인간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관련 분야 석학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현재 미국 바이오생명공학기업인 시에라사이언스의 CEO로 있다.

이 책은 2009년 염색체의 끝에 있는 텔로미어(telomere)와 그 생성효소인 텔로머라아제의 염색체 보호기능을 밝혀낸 공로로 노밸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의 연구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있다. 책에서 많은 과학적 연구와 논문으로 밝혀진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기 떄문에 읽으면서 굉장히 흥미롭고,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 지는 순간이 많았다.

특정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 하지 않고, 운동하라, 비타민을 먹어라라는 것이 아닌, 노화와 관련된 텔로미어의 길이와 수명에 대한 많은 연구를 소개 하면서, 나에게 경각심을 주기도 하고,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아 지지 않게 해야 겠다는 어떤 목표도 제시해 주었다.

과연, 텔로미어란 무엇인가. 텔로미어(telomere)는 1938년 유전학자에 의해 발견 되었는데, 그리스어 텔로스(끝)와 메로스(부분)를 합성한 말로 염색체의 끝 부분을 의미한다. 세포가 분열할떄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 지고, 그떄마다 세포가 노화된다. 이것이 노화의 핵심 원인이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세포가 분열할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는데, 평생에 걸쳐 60~80회를 분열 하고, 약 2년에 한번씩 세포가 분열 한다고 한다. 텔로미어가 없는 상태로 세포가 분열 되면, 세포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는 염색체의 끝부분이 소실 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을 막고 있는 분해되지 않는 일종의 완충지역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 질수록 세포분열을 막는 노화현상을 유발 할수 있다. 텔로미어는 6개의 특이적인 DNA 염기서열이 수백번에서 수천번 반복되며, 세포가 분열 될떄, 염색체의 말단에 위차하고 있어서 염색체가 분열 되는 것을 막아 준다. 세포가 한번 분열 할떄 마다, 염색체 말단으로 부터 50~200개의 텔로미어 DNA뉴클레오타이드를 잃어버린다. 세포 분열을 하면서 대부분의 텔로미어 DNA가 소실되면 더이상 세포 분열을 못하고, 멈추게 된다.

그렇다면, 생명체 중에 이 텔레모어가 짧아지지 않는 개체는 없는 것인가? 바닷가재의 경우 세포가 분열할떄마다 소실되는 텔로미어를 복구하는 강력한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닷가재는 세포가 노화해서 죽지 않는다고 한다. 세포가 노화되어 죽지 않고 계속 성장만 하기 떄문에 영생이 가능 하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읽었던 연구가 몇가지 있는데 소개하고자 한다. 같은 텔로미어 길이를 타고 난 쌍둥이라도 운동한 쪽이 더 길게 유지됐다는 연구라던지, 짧은 텔로미어는 고령으로 인한 사망을 야기한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피실험자의 사망률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긴 피실험자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심장질환으로 인산 사망률은 텔레미어가 짧은 피실험자에서 3배 이상 높았다고 한다.

특히, 텔로미어 길이의 조절은 생물에서 노화를 역전시킬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는데, 2010년 로널드 데피노 박사가 이끄는 하버드 연구팀에서 살아있는 동물에서 텔로머라아제 활성화와 텔로미어 연장이 실험용 쥐의 노화 증상을 역전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다고 한다 !! 연구결과에 따르면, 쥐의 생식력, 비장크기, 후각, 뇌의크기와 기능도 회복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그렇다면, 어떻게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시킬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 블랙번은 최근 인터뷰에서 장수하고 싶다면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를 짧게 만드는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적절한 근력 운동, 적절한 유산소 운동, 단백질 식사, 충분한 수면 시간. 스트레스 해소, 보충제 섭취도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린다고 한다.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시키는. 즉. 텔로미어를 짧게하지 않는데 효과가 있는 것은 비타민 d3. 오메가3. 비타민c와 같은 항상화제섭취라던지, 스트레스 감소와 명상은 텔로미어 길이를 연장시킬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러 연구에서 발견 되었다. (수많은 실험으로 얻은 진짜 과학적 결과다..) 명상이나, 스트레스 감소,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과학이라고 생각 되기 보다는, 전인적 치료에 가깝게 보이지만, 이미 연구와 논문으로 효과가 있음이 입증 되었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외에도 식품이나 약물을 통해 텔로머라아제의 활성화를 이끌어 낼수 있다고 한다. 황기에서 추출한 TA65 라던지 Product B가 그것이다. 이미 2007년도에 실제로 시판되었으며, 텔로머라아제 활성화를 6% 정도 기대할수 있다고 한다. 100%까지 수치를 높이는 는 복합물이 발견되면, 인간에도 노화가 역전이 가능 할것으로 기다 한다고 한다.

미래에는 백발의, 또, 피부가 푸석한, 누가봐도 노인인인 세포를 가진 사람을 텔로머라아제 활성화로 젊게되돌리는 것도 가능할것이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생물학적 세포 상태가 더 중요한 것이다. 텔로미어 길이가 같은 40대와 60대는 생물학적 나이는 동일하다. 이들이 40년을 더 산다고 할떄, 80대에 사망한 사람과 100세에 사망한 사람은 동일한 노화를 겪고 사망한 것이다. 100세에 사망한사람이 더 힘든 노년을 보냈을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사람들은 흔히 노화와 성장(발달)을 혼동한다. 어린아이는 세포의 노화와 발달을 동시에 겪다가. 24세가 되면 발달은 멈추지만, 노화는 지속된다. 흥미로운 것은, 일부 과학자들이 아기처럼 보이는 10대에서 노화의 비밀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텔로미어의 길이를 조사해본결과, 텔로미어의 길이는 짧아 지고 있고, 아기처럼 보이는 10대는 발달에 실패했을뿐 노화는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텔로머라아제 활성화가 우리를 다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게 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은 잘못이다. 발달을 역전 시켜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노화만 역전시킬 뿐인 것이다.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릴수만 있다면, 20대에 누렸던 건강 활력, 외모, 낮을 질병위험으로 돌아갈수가 있다.

노화는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생존상의 이득을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인류에게 더이상 필요가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해 대자연과 싸울 필요가 없게 된것이다. 자연과 싸우던 과거에는 노화가 인류 전체에게 커다란 무기였지만, 이제는 무력화시켜도 될만큼, 인간은 환경을 통제하고 있고, 노화 연구가 인구증가때문에 인류를 파멸을 맞게 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꼐, 노화를 막으면, 인구가 과잉된다거나, 자연의 법칙에 위배가 된다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인류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천연두의 완전 박멸이 인류의 실수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항노화에 반대하는 것은 페니실린이나 좋은 옷, 자동차를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진보 그 자체가 선이라거나 악이라거나 하는 판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동의 할수 없다.

나는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싶다. 건강한 60대 70대가 가능 하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텔로미어를 연장 시키거나 소실을 지연시키는 것이 가능 하다면, 병이 든 70대로 죽음을 맞는게 아니라. 건강한 100세로 죽음을 맞고 싶다.